천주교는 무엇을 믿을까?
성경, 교리, 교리서로 알아보는 가톨릭 신앙의 핵심
천주교(가톨릭) 신앙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이라면, 대체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천주교 신앙의 근간이 되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 즉 성경, 교리, 교리서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는 천주교 신자들이 하느님을 이해하고 신앙생활을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1. 천주교 신앙의 가장 오래된 뿌리: 성경 (성서)
성경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에서 경전으로 인정하는 책들의 묶음으로, 천주교 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원천이자 핵심입니다. 천주교에서는 성경을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말씀으로 믿으며,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구원의 계획을 알려주신 특별한 계시로 여깁니다.
천주교 성경은 크게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으로 나뉩니다.
- 구약 성경: 예수님 탄생 이전에 기록된 부분으로, 세상의 창조,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예언자들의 가르침, 하느님과의 계약 등을 담고 있습니다. 천주교 성경에는 개신교 성경에는 없는 7권의 추가적인 책들(제2경전 또는 외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민족의 후기 역사와 지혜로운 가르침을 담고 있어 천주교는 이 책들도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 신약 성경: 예수님의 탄생과 삶, 가르침, 십자가 죽음과 부활, 그리고 사도들의 활동과 초대 교회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네 복음서(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복음)는 예수님의 생애와 말씀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기록이며, 사도행전은 초대 교회의 확산을, 서간(바오로 사도의 편지 등)은 신앙인들을 위한 교훈과 격려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한 묵시록은 세상의 종말과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상징적으로 예언합니다.
천주교 신자들에게 성경은 단순히 옛날이야기 책이 아닙니다. 미사 전례에서 성경 말씀을 봉독하고 그 의미를 묵상하며, 개인적으로도 성경을 읽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2. 하느님 백성을 위한 가르침: 교리 (교의)
교리(敎理)는 천주교회가 오랫동안 연구하고 가르쳐 온 신앙의 핵심 진리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성경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질문들이 생겨남에 따라 교회가 성령의 인도 아래 그 의미를 깊이 숙고하고 공식적으로 선포한 내용들을 포함합니다.
천주교의 가장 기본적인 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삼위일체: 하느님은 한 분이시지만, 성부, 성자(예수 그리스도), 성령의 세 위격으로 존재하신다는 믿음입니다. 이는 인간의 지성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신비로운 진리로, 하느님의 본질과 속성을 설명합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면서 동시에 참 인간이시라는 믿음입니다. 이 두 가지 본성이 예수님 안에서 온전히 결합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인류 구원의 다리가 되셨다는 의미입니다.
- 성모 마리아 공경: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낳으신 분이기에 '하느님의 어머니'로 불립니다. 천주교는 성모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되었고, 평생 동정으로 사셨으며, 지상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으셨다고 믿으며 특별히 공경합니다. 이는 예수님을 향한 공경과는 구별되며, 성모님을 통해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 성사(聖事): 하느님의 은총이 구체적인 표징을 통해 전달되는 통로입니다. 천주교에는 세례, 견진, 성체, 고해, 병자, 성품, 혼인의 일곱 성사가 있습니다. 각 성사는 신자들의 삶의 중요한 순간과 신앙 여정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게 하는 거룩한 예식입니다. 특히 성체성사(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누는 예식으로, 천주교 신앙의 정점이자 구원의 신비가 가장 깊이 드러나는 순간으로 여겨집니다.
- 교회와 교황의 권위: 천주교회는 예수님께서 세우신 공동체이며, 교황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전 세계 교회의 수장입니다. 교황은 신앙과 도덕에 관한 특정 가르침에서 오류가 없다고 믿어지며, 이는 교회의 일치와 신앙의 순수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외에도 죄와 구원, 부활, 영원한 생명, 심판 등 다양한 교리들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성경 말씀과 교회의 오랜 전통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3. 천주교 신앙의 종합 안내서: 교리서
천주교 교리서는 앞서 설명한 성경과 교리를 일반 신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해설한 공식 문서입니다. 방대한 성경의 내용을 압축하고, 복잡한 교리를 명확하게 설명하여 신자들이 신앙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톨릭 교회 교리서』(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 CCC)입니다. 이는 199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반포되었으며, 전 세계 천주교 신자들이 공통으로 따르는 신앙의 종합 안내서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신앙 고백: 사도 신경을 중심으로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교회, 마리아와 성인, 죽음과 부활 등에 대한 믿음을 설명합니다.
- 그리스도교 신비의 거행: 일곱 성사의 의미와 거행 방식, 전례력 등을 다룹니다. 특히 미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그리스도인의 삶: 하느님의 계명(십계명)과 윤리적인 삶, 덕행, 사회 정의에 대한 가르침을 제시합니다.
- 그리스도인의 기도: 기도의 본질, 다양한 기도 양식, 주님의 기도(주의 기도)의 해설 등을 통해 신자들이 어떻게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지 안내합니다.
교리서는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깊이 이해하고, 의문을 해소하며,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하느님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맺음말
천주교 신앙은 2천 년의 역사 동안 성경 말씀에 뿌리를 두고,
교회의 가르침인 교리를 통해 발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정리한 것이 바로 교리서입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천주교 신자들이 하느님의 뜻을 배우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며, 그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데 필수적인 길잡이가 됩니다.
천주교 신앙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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